워 그루브를 선보인다. <Loaded>는 프라이멀 스크림과 앤드류 웨더롤을 단번에 주목시킨 메가 히트 싱글이 되었고, 91년 봄에 발표된 Screamadelica의 성공의 기폭제가 되었다. 앤드류 웨더롤, 휴고 니콜슨, 지미 밀러(오브의 프로듀서)가 프로듀스한 이 앨범은 당시의 평가 '테크노와 애시드 하우스를 독자적인 영역으로 서게 했다'라는 것과 '시대를 정의한 앨범'이라는 것 이상의 의의를 가지고 있는 놀라운 앨범이다. 실제로 이 앨범에는 애시드 하우스 씬과 레이브 컬처 씬을 드럭 컬처에 용해한 해피 먼데이스의 영향을 받은(숀 라이더의 창법과 가사로부터도) <Slip Inside This House>나 <Don't Fight, Feel It>과 같은 곡이 들어 있다. 또한 애시드 하우스 씬의 비트와 플로어 지향의 반향으로부터 증폭시킨 스피리추얼한 도프 사운드로서의 <Higher Than The Sun>, 그리고 <Loaded>가 수록되어 있다. 이 앨범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자유자재로 배치되어 있으며, 샘플러의 다양한 설계가 형성해낸 사운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분출하고 있다. Screamadelica가 시대를 정의했다면 여기에는 몇가지 애티튜드를 통해 그러한 정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일단은 레이브 컬처를 주도하고, 그 씬에 몰입한 젊은이들과 90년대 세대의 세상에 대한 태도의 측면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다분히 '네버마인드'의 시선이 들어있다. '죽는 그 날까지 드럭에 취한 채 기분 좋은 상태로 있고싶어' (<Don't Fight, Feel It>)나 '나는 단지 오늘을 위해 살 뿐이야, 내일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Higher Than The Sun>)은 스코틀랜드 젊은이의 켈트적이며 역설적인 반항과 음모의 혐의를 벗어난 90년대에 부활한 새로운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이 앨범의 또다른 축인 <Come Together>는 '오늘은 정말 아름다운 날입니다. 새로운 날이에요. 우리는 함께 있습니다. 권력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어요'라는 제시 잭슨 목사의 다이얼로그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는 블루스의 근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음악에 대한 제의적인 경의가 살아있으며, Vanishing Point의 <Star>에 이르기까지 프라이멀 스크림과 바비 길레스피가 자신들의 음악과 외부와의 소통 지점에서 형성시킨 시선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creamadelica에서 프라이멀 스크림의 최초의 탑 텐 히트곡 <Movin On Up>이 나왔으며, 프라이멀 스크림은 91년 글래스튼베리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선전했다. 프라이멀 스크림의 Screamadelica는 80년대를 정리하고 90년대 영국 사운드를 제시한 앨범으로 평가되었다. 여기에 대해 바비 길레스피는 '<Loaded>나 <Come Together>로 우리에게 새로운 층의 청중이 생긴것은 아마도 살라탄스나 스톤 로지스와 같은 음악이 형성시킨 견고한 팬층들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기본적으로 프라이멀 스크림의 사운드는 계속적인 실험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는 바비 길레스피와 프라이멀 스크림에게 쏟아진 다음 작품들에 대한 언론과 청자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Screamadelica는 댄스 컬처에 디스코 이후의 최고의 영향력을 끼친 앨범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프라이멀 스크림의 다음 행보는 상당히 다른 우회지점을 통과하게 되었다.

4. Funky Jammin' Free

바비 길레스피의 음악적 취향과 프라이멀 스크림의 음악적 방향성은 상당히 복고주의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이 도프 사운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때도 결코 간과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프라이멀 스크림이 Screamadelica이후 선택한 것은 바로 휭커델릭이었다. 네번째 앨범 Give Out But Don't Give Up의 뒷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휭커델릭 기타리스트 故 에디 헤이즐(Eddie Hazel)의 초상이 지시하듯이 이 앨범이 바로(함께 이 앨범에 참여하기도 한) 조지 클린튼의 휭커델릭 사운드를 첫번째 근거로 두고 있다. 또한 영국의 잡지 페이스에서 이야기했듯이 '단순히 엑스터시 컬처와 인디덤 사이의 충돌에 의한 결과물로서 프라이멀 스크림의 사운드를 바라보는 것은 이들의 음악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결코 록큰롤을 저버린 적이 없다'라는 것을 프라이멀 스크림이 증명하고자 한 앨범이기도 하다.
Give Out But Don't Give Up은 멤피스와 뉴올리언스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침공한 프라이멀 스크림의 새로운 시도였으며, 동시에 라이브 밴드로서의 위력을 보여준 앨범이기도 하다. 댄스 컬처에서 록큰롤의 최초의 반향으로 다가가려고 한 야심적인 시도가 된 Give Out But Don't Give Up의 훵키 그루브의 록큰롤, 부기 우기 사운드를 위해 댄펜(Dan Penn), 그램 파슨스(Gram Parsons), 멀 해거드(Merle Haggare)등의 소울 맨들이 자신들의 계승자를 위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 앨범에 새로 합류한 키보디스트 마틴 더피는 실로니어스 몽크와 제리 리 루이스의 팬으로, 그는 블루스의 실체를 프라이멀 스크림에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 앨범의 게스트 드러머로는 아레사 프랭클린, 퍼시 슬레지, 로드 스튜어트와 함께 했던 로저 호킨스와 데이빗 후드가 참여했고, 윌슨 피켓, 오티스 레딩, 존 콜트레인의 프로듀서였던 톰 다우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Jailbird>와 <Rocks>, <Give Out But Don't Give Up>(드니즈 존슨이 보컬로 참가)은 바로 프라이멀 스크림의 애시드 훵크 사운드에 대한 시도였다. 이 앨범은 Screamadelica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프라이멀 스크림의 기타리스트 '쓰롭' 앤드류 영이 지금도 최고의 프라이멀 스크림의 앨범으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5. Be Conscious In The Chaos

바비 길레스피는 Give Out But Don't Give Up을 위한 94/95년의 월드 투어 내내 이 앨범을 프라이멀 스크림의 정규 앨범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사이드 프로젝트적인 성격이 강하지 않았나 회의했다는 것을 훗날 고백했다. 프라이멀 스크림은 조지 클린튼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등 그들로서는 경이로운 순간을 가지기도 했지만, Give Out But Don't Give Up이 놓치고 있는 지점들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94년에 영국 잡지인 i·D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당시 막 소설 '애시드 하우스'를 출판한 어빈 웰시와의 만남은 프라이멀 스크림에게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 준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후에 어빈 웰시는 케이트 모스가 프라이멀 스크림 멤버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킬러로 등장하는 <Kowalski>비디오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96년 프라이멀 스크림은 어빈 웰쉬, 에이드리언 셔우드와 함께 EP (Primal Scream, Irvine Welsh And On-U-Sound Present..) The Big Man And The Scream Team Meet The Barmy Army Uptown을 발표하고, 영국 대중 음악 씬의 프론티어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우게 될 Vanishing Point 를 준비한다.
리처드 새러피안의 71년 영화 'Vanishing Point'는 덴버로부터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는 코왈스키의 도주 행각을 그려낸 로드 무비이다. 바비 길레스피는 'Vanishing Point는 암페타민으로 가득찬 실존주의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영화이며 펑크 록을 위한 로드 무비이다. 우리는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다시 만들고 싶었다'라고 Vanishing Point를 향한 최초의 비전을 설명했다. 프라이멀 스크림의 또 한 명의 기타리스트인 앤드류 인스가 직접 프로그래밍과 엔지니어랑을 한 Vanishing Point는 Screamadelica의 성과를 재현한 작품으로 등장했고, 이것은 밀레니엄을 향한 프라이멀 스크림의 새로운 도전으로 이야기되어질 수 있다.
싸이키델릭과 애시드 사운드, 그리고 펑크와 메틀에 대한 동시적인 접근을 시도한 Vanishing Point에는 스톤 로지스의 베이시스트 게리 '마니' 마운필드가 새로운 멤버로 참여하였다. 그는 Vanishing Point를 '스톤 로지스가 했던 모든 작업을 엿먹이는 근사한 앨범'이라는 다소 과격한 자평을 했다(더불어 존 스콰이어에 대해서는 상당한 아쉬움과 분노를 표현하고 레니와 이언 브라운에 대해서는 동지애를 과시했다. 더불어 시호시즈는 오아시스의 아류 밴드이다라는 발언

을 남기기도).
영화 'Vanishing Point'에서 도주하는 코왈스키를 지지하는 라디오 방송의 DJ 수퍼 소울의 '우리들의 정신적 영웅이 사악한 경찰에게 쫓기고 있다'라는 목소리를 샘플로 가져온 <Kowalski>와 덥 사운드의 <Stuka>, 모터헤드의 레미에대한 경의를 나타낸 메틀과 도프 사운드의 <Medication>등의 곡들은 Vanishing Point가 시도하고 있는 프라이멀 스크림 사운드의 모든 면모를 고루드러내고 있다. 이 앨범이 '총알이 난사되는 장면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펼쳐지는 샘 페킨파의 영화'와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랬던 바비 길레스피의 바램은 그대로 이루어졌다. 한편 이 앨범의 <Out Of The Void>, <Stuka>, <Medication>등에서 노래하는 것은 헤로인 남용에 대한 회한이다. 마치 드럭이 패션이나 액세서리의 일부로, 또는 자기파괴적인 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으로 용인되는 이 상황에서 바비 길레스피는 친구의 때이른 죽음 만큼은 바라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94년에 '모든 위대한 노래들의 배후에는 위대한 드럭이 있다'라고 했던 바비 길레스피의 발언을 상당 부분 수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물론 바비 길레스피는 합법적인 드럭에 대해서는 여전한 애용을 과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는 '영국의 빈부 차이는 격심하다. 아마도 대부분의 젊은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드럭의 소비자가 되게끔 하는 데에는 이러한 상황이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지금 영국에는 드럭이 만연하다. 이것은 마치 정부가 혁명과 폭동을 막기 위해 방치하고 있다는 기분까지 든다'라고 지적을 하고 있다).
Vanishing Point의 가장 놀라운 트랙 중의 하나는 바로 <Star>이다. 타블라를 선 보인 이 곡에는 앤드류 러브가 색소폰을, 웨인 잭슨이 트럼펫을, 오거스터스 파블로가 멜로디카를 연주한다. 아마도 Give Out Don't Give Up의 심화된 버전이며, Vanishing Point의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이 곡은 급진적 무정부주의자를 지향하면서도 사회주의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바비 길레스피의 태도를 피력한 곡이다. 자유를 옹호한 모든 이들이 바로 스타라고 노래하는 <Star>에는 말콤 X와 마틴 루터 킹, 로자 룩셈부르크도 호명된다. 바비 길레스피는 '리버풀의 항만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발언들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 이 시대의 비극이다'라고 했다. Vanishing Point는 프라이멀 스크림의 비전이 80년대 영국 인디 씬의 번영으로부터 현재 일렉트로니카 춘추 전국 시대를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 앨범이다. 프라이멀 스크림은 자신들의 최초의 외침으로부터 한 시대를 규정짓는 사운드를 총괄해내었으며, 이제는 더블린의 퓨처리즘 아티스트 케빈 쉴즈와도 조우했다. 이들에게 밀레니엄의 도래는 축포와 함께 맞이할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