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가 92년 자신의 1집으로 90년대 댄스뮤직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후로 많은 음반 제작자들은 그런 형태의 포맷과 음악이 돈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버리고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아류 뮤지션들을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결국 지금까지 이런 포맷의 음악들이 우리 대중음악계를 대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물론 지금은 단순히 춤만 추고 입만 벙끗거리는 아이들이 주류이므로 지금 아이들의 음악을 서태지의 음악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결국 서태지는 댄스, 랩, 힙합, 헤비메틀을 교배하여 90년대의 상징적인 음악을 만들어낸 ‘창조자’이자, 80년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힘들게 다져놓은 어설프지만 다양한 토양을 일거에 갈아버린 ‘파괴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였다. 물론 80년대 뮤지션들의 정서가 90년대의 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음으로 이는 서태지의 탓이 아니라 시대적인 수순으로 보아야 할 지도 모른다. 오히려 서태지 하나로 그 때까지의 전체 뮤직 씬이 재편된 것은 국내 대중음악계의 허약한 인적 구성요건과 시스템의 부재로 보아야 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서태지가 만들어낸 음악/문화적인 파장에 의해서 80년대 중반 이후 따로 또 같이, 들국화, 어떤날, 시인과 촌장, 김현식 등에 의해서 형성된 국내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는 제대로 발화도 되지 못하고 지하로 묻히고 말았다. 만약 80년대 중/후반의 음악적인 흐름이 90년대 초반을 지나서 현재의 클럽(인디) 음악 씬으로까지 연계가 되었다면 우리 대중음악계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적인 토양을 갖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는 서태지라는 거장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자 만행이다. 여태까지 서태지는 매체에서 음악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발생된 주변적인 상황으로 많이 다루어졌다. 이제는 차분히 그를 뮤지션으로 먼저 보아야할 시기이다.

1집 : 1992 / 반도음반
서태지(v, prog, key, g),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 손무현(g), 신대철(g), 이정식(sax)

데뷔 음반을 통해서 보여 준 그의 음악적인 재능이었고 시대를 간파하는 감각이었다. 이는 어떤 노래 평론가가 얘기한 ‘혁명성과 상술의 겸비’를 의미하기도 했다. 음악만을 본다면 <난 알아요>에서 보여준 수려한 멜로디 감각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성을 정확히 꿰고 있었고, <환상 속의 그대>의 가사는 젊은 층을 자극하는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손무현의 기타 솔로가 빛을 발하는 유로 댄스 풍의 탁월한 노래 <내 모든 것>은 이 음반의 백미로 매니아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곡이었고, 신대철이 참여한 <Rock’n Roll Dance>도 좋았다. 또한 대부분 그냥 흘려버렸겠지만 에필로그 성의 연주곡 <Missing>에도 그의 뛰어난 감각이 담겨있었고, 말도 많았던 올 해 서태지 5집에서 음악적인 근간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 외에 <너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는 자신이 가장 꼽는 곡이라고 한다. 이 음반의 음악적 가치로는 힙합과 함께 흑인 음악의 핵심이 된 랩을 토착화시켰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랩을 하기 위하여 발음, 띄어쓰기, 휴지부의 호흡 등을 고려하면서 음악 작업을 하였던 그는 결국 이 음반을 통해서 한국어로도 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랩을 ‘저급한 흑인 음악 또는 뉴욕 뒷골목의 음악’으로 보던 미디어의 무지한 시각으로 한국의 미디어 종사자 라는 집단이 얼마나 비전문성을 갖고 있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2집 : 1993 / 반도음반
서태지(v, prog, b, g),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 이태섭(g), 이토(g), 김덕수(태평소, 사물놀이)

“한결 같은 너희들의 정성이 우리에겐 너무 큰 힘이 되었지 / 편지 속에 수많았던 사연들 예쁜 마음 모두다 느낄 수 있었어 / 우리들이 힘든 일을 겼을 땐 그 곁에는 아무도 있어주진 않았어 / 다만 우리가 견딜 수 있던건 너희들의 따뜻한 사랑이었어” - <우리들만의 추억>
자신의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리라고 기대되던 서태지가 그 믿음을 깨지 않고 발표한 2집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서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음반으로 서태지는 이제는 더 이상 댄스 뮤지션의 범주에만 넣을 수가 없었고, 한 시대의 문화적 바로미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자신의 독자적인 힘이 미약한 상태였다. 2집 발표 시 미디어를 앞세운 보수 세력들이 물고 늘어진 것은 이주노의 레게파머(흑인처럼 가닥가닥 머리카락을 꼰)와 그들의 패션이었다. 거의 모든 매체에서는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서 ‘연예인 불량 복장’이라는 전 근대적인 이슈를 만들어 놓고서 연예인들을 관리 대상으로 놓고자 하였다. 보수 집단은 이 무렵부터 독자적인 힘을 얻기 시작한 ‘대중문화의 스타’들에

게 이들을 향후 통제할 수 없으리라는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군기’를 잡으려고 했다. 그 당시 서태지는 가시화되는 대중문화 스타 세력의 선봉이었으므로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언제는 70년대의 ‘고래사냥’과 같은 영화를 틀어주면서 70년대에 벌어진 경찰의 ‘장발 단속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희화시키더니 이제는 자신들이 그 코미디의 주연배우가 되려고 하였다. 역시 KBS가 선봉에 서서 출연제지를 하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조선일보(“연예인 불량 복장, 머리 위험수위” ? 93/6/29), 국민일보(“KBS와 서태지” -93/6/28), 한국일보(“서태지 출연제지 잘했다” ? 93/6/28)같은 대표적인 보수 신문에서는 사설 등을 통해서 앞 다투어 KBS의 ‘눈물겨운 자정노력’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문제가 되었던 국민일보의 경우는 박모 논설위원의 입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인간성을 파괴시킬 수 있을까” 악마는 여러가지로 궁리를 했다. …(중략)… 그러나 방법이 문제였다. 악마는 곰곰히 생각한 끝에 인간들이 옷과 유행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중략)… KBS는 이들의 머리와 옷이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은 조처를 취했다고 했는데 많은 시청자들이 KBS의 방침에 적극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라는 한 편의 소설을 쓰기도 하였다. 레게파머를 ‘악마의 인간성파괴 서양 민담’으로 연결시킨 그 사람의 풍부한 상상력에 찬탄을 금할 수 밖에 없다. 이 음반의 대표곡인 <하여가>와 <수시아>는 서태지의 외삼촌이 데모 테이프를 듣더니 붙여준 제목인데, 원래는 <변해버린 너>와 <유일한 나>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는 우리 교향악단의 여명기를 연 사람이고 연세대 음대 학장까지 역임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가 할아버지에게 데모 테이프를 들려 주었더니, “볼륨을 낮춰라”라는 말만 하였다고 한다. <하여가>는 세션에서 크게 두 가지가 화제로 떠올랐는데, 전 스래쉬 메틀 그룹 아발란쉬의 기타리스트인 이태섭(후에 K2, 현재 루트 멤버임)이 연주한 스래쉬 메틀 기타 리프와 김덕수가 연주한 태평소였다. 이태섭의 기타 애드립은 후에 테스타먼트의 카피라는 얘기가 나돌았고, 김덕수의 태평소 연주에 대해서 미디어에서 ‘국악가요’ 운운하자 찬반 양론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서태지는 아무런 사심 없이 국악기를 사용해 보고 싶어서 징, 꽹가리, 태평소 등을 사용해 보았고, 애초에 넣으려던 신서사이저 하이음과 주파수 대역이 맞아서 태평소 연주를 녹음했다고 한다. <우리들만의 추억>은 이 음반에 들어있는 또 하나의 명곡인데, 이는 “팬들의 정성에 대한 보답이다. 팬들은 우리가 기성 세대의 온갖 편견들로부터 구박받을 때 유일하게 우리를 지켜준 최후의 보루이다”라고 하였다.

Live & Technomix : 1993 / 반도음반

’93 마지막 축제 : 1994 / 반도음반
서태지(v, prog, key, g),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 원성덕(d), 이창회(b), 강상범(g),
김진홍(sax), 오영민(key), 박효석(key),
이윤선(v), 장사익(태평소), 한용수(꽹가리),
박금용(징), 최익환(장고), 김운태(북)

3집 : 1994 / 반도음반
서태지(v, prog, key, g, b),이주노(v),양현석(v)
세션 : 팀 피어스(g), 존 피어스(b), 데니 폰게이저(d), 안흥찬(v)

“매일 아침 일곱 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에 몰아넣고 /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 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 막힌 꽉 막힌 모두가 막힌 널 그리곤 덥썩 우릴 먹어 삼킨 / 이 시커먼 교실에서만 내 젊을을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워” - <교실이데아>
드디어 서태지는 독자적인 힘을 얻었고, 통일 문제(<발해를 꿈꾸며>)와 교육 문제(<교실 이데아>)를 3집의 핵심적인 주제로 잡았다. 이는 물론 두 가지 측면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나는 서태지가 이미 미디어 권력과의 힘의 역학관계에서 우위에 올라서기 시작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얼마든지 자신의 노래에 담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고, 당시 가장 민감한 이슈인 통일과 교육 문제를 시기적절하게 다루는 기막힌 디렉터로서의 감각을 보여준 것이었다. 당시는 아직 가요의 사전 검열이 존재했기 때문에 서태지는 3집에서 한글자라도 반려가 되면 몽땅 연주곡으로 채워서 굴복하지 않고 싸울 생각이었고, 문제의 <교실 이데아>는 아예 연주곡으로 만들어놓고 ‘무수정 통과’를 기다렸다고 한다. <교실 이데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경험인 교육 문제를 다룬 것이고, 그는 이 경험을 오직 솔직하게 쓰고자 했다. 서두인 ‘됐어!’는 그런 경험과 기억의 요약이라고 한다. 2집에서 스래쉬메틀이 장르적인 조명을 받은 것처럼, 3집에서는 ‘얼터너티브 록’이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3집의 장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된 이 장르는 사실 앞의 두 곡보다는 <널 지우려 해>를 얘기할 때 써야할 용어였다. 서구에서는 이미 절정에 오른 장르였지만 국내에서는 개념조차도 제대로 안 잡힌 상태였고, 장님들이 코끼리 만지고 설명하는 식이었다(우리 나라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독점 권력을 형성한 취약 분야가 너무 많아서 조금만 알아도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고, 그 사람 말이 텍스트가 되어서 줄구리 장창 재생산된다). 3집은 앨범의 완성도를 떠나서 당대의 대중음악가가 자신이 할 바를 예시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분명히 이 음반은 새로운 시도로 인한 미성숙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발표된 국내 음반을 외국의 ‘누구누구’와 먼저 비교하는 평론 방법(물론 표절 여부를 가리는 것은 중요하지만)또한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알고 싶어하는 청자들에게 그리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3집은 ‘미완의 대기’였다.

다른 하늘이 열리고 : 1995 / 반도음반

4집 : 1995 / 반도음반
서태지(v, prog, key, g, b), 이주노(v), 양현석(v)
세션 : 조쉬 프리즈(d), 팀 피어스(g), 마이클 랜도(g), 닐 스터벤하우스(b), 이정식(sax)

“거 되게 시끄럽게 구네 그렇게 거만한 주제에 / 거짓된 너의 가식 때문에 너의 얼굴 가죽은 꿈틀거리고 / 나이든 유식한 어른들은 예쁜 인형을

들고 거리를 헤매 다니네 / 모두가 은근히 바라고 있는 그런 날이 올 것만 같아 /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 숱한 가식 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 / 부러져버린 너의 그런 날개로 너는 얼마나 날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 모두들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네” - <시대유감>
또 다시 제도권과의 싸움으로 결국 <시대유감>은 가사가 실리지 못한 채 정규 음반에서는 연주곡으로만 수록되었다. 그러면서 ‘가요의 사전 심의’문제는 논란거리로 부상을 하였다. 정태춘이 외롭게 이 사전 심의 철폐 문제를 90년 5집 아, 대한민국 발표(이 음반은 허가 없이 ‘불법’ 유통하게 되었따) 때부터 주장하였지만 일반인들에게 크게 어필을 하지는 못한 상태였다(일부 가수들은 ‘심의 철폐’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것이 서태지의 문제로 불거졌을 때는 어린 학생들까지도 이 것의 부당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결국 정태춘의 외롭고 오랜 싸움과 서태지가 만들어놓은 시의성으로 결국 ‘가요 사전 심의’는 96년 6월 7일을 기해서 역사에서 사라졌고(이 때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자유’ 콘서트가 열렸다), 서태지의 문제의 곡 <시대유감>은 싱글 형태의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가사를 보면 ‘혁명’을 하자고 하는 것도 아닌데, 제도권이 무엇에 그리 겁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4집은 시대적인 조류에 따라 갱스터 랩이 도입되었고, 비록 <Come Back Home>등이 표절 시비를 일으켰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표절은 아니듯) 서태지의 음악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은 음반이었다. 서태지는 여태까지 발표한 앨범 모두에서 항상 새롭고 창조적인(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는가?) 작업을 하였고, 그가 도입한 음악적인 방법론은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는 관심의 초점이었다. 그의 음악적 완성도 여부를 떠나서 이는 정말 놀랍지 않은가? <필승>에서 보여 준 멜로디 감각은 정말 놀라웠고, <슬픈 아픔>, <Come Back Home>, <시대유감>,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에서 보여준 영감 넘치는 작업은 당대를 대표하는 뮤지선의 반열에 그를 올리기에 부끄럼이 없는 작업물이었다.

Goodbye : 1996 / 반도음반 .........시대유감 : 1996 / 반도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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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 1998 / 삼성뮤직 서태지(v, all inst.)

“날개를 준비할 것 / 날개를 접어 보낸다. 우리가 다시 날 수 있도록… / 헤어짐과 만남, 절망과 희망, 끝과 시작 결코 둘이 아닌 하나의 다른 이름들. ‘너’와 ‘나’, ‘우리’가 모두 하나이듯이…” (5집 속지 중에서)
“이번 음반의 전체적인 성격과 장르는 록이다.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하면 얼터너티브 록이다. 요즘 기사화된 사실과는 달리 힙합과 테크노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스페이스 록이나 비주얼 록도 아니다. 3, 4집에서 소개했던 얼터너티브 록과는 많이 다르다. 부끄럽지만 예전보다 훨씬 진보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목이 <Take One>, <Take Two>라는 것은 연작의 의미가 아니다. 그저 무의미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가끔 제목이라는 것은 작품을 설명하기엔 어렵거나 또는 좀 왜곡되어 보이는 느낌을 발견했다. 미술 작품이나 음악을 최초로 접하게 될 때 그 제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느끼는 것이 진짜 느낌 같다.” (서태지)
그는 이 시대의 탁월한 음악가이자 전략가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 음악계의 중심에서 한 치도 멀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6집이 나오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5집이 나오면서 많은 매체에서 서태지의 신보에 시

비를 걸었다. 하지만 그 논란의 ‘시비’ 걸기에서 진정 서태지 5집의 음악에 관련된 본질적인 ‘시비’ 걸기는 얼마나 되었는가? 뭔가 이상한 냄새가 또 나지 않는가? 설명하지도 못할 음악 문제는 핵심에서 슬쩍 비낀 채 겉가지 문제들에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것의 일정 부분은 자신의 이해 관계에 기초한 목소리 높이기라는 의구심 마저 든다. 물론 그에 대한 ‘질시’도 섞여있고. 일부 곡에서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은 명백한 그의 의도인데, “가사가 잘 안 들린다”고 시비를 걸면 미술가에게 “그림의 이 부분을 왜 어둡게 그렸냐?”고 반문하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말해 이번 5집에서 보여준 음악은 예전 그의 앨범들이 발표 시 갖고 있었던 ‘새롭다’는 느낌은 받지 못할 수가 있다. 하지만 분명 이번에 그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얼터너티브 록은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이 틀리다. 그리고 <Take One>, <Take Two>, <Take Four>, <Take Five>를 들어보았다면, 이 노래들이 절묘하게 청자를 흡인하는 매력적인 노래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제는 그의 바람대로 음악으로 그를 대했으면 한다.

환경보전슈퍼콘서트 ’93 내일은 늦으리 : 1993/동아기획
김종서&서태지와 아이들<상실>, 듀스<세상속에서.. 그댄>,
크래쉬 <최후의 날에>

 

 

*『서태지 1989-1998』이라는 서태지 관련 자료집(매체에서 다룬 그의 기사를 거의 전량 채록한 ‘서태지 백과사전’을 자료로써 보내주신 서태지문화사랑회의 송미옥(015-336-3960)씨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