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 90년대 국내 하우스(House)
뮤직 |
효시로
뽑을 수 있다. (좋은 영향인지 나쁜 영향인지는 모르겠다.) 이후 2집에서 <내가 널 닮아갈 때>처럼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했다가 실패를 본 후 3집 <상상속의 너>, 4집 <어제와 다른 오늘>같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재기를
꿈꿨지만, 이미 예전과 같은 대중적이고도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이 천성일에게 떨어진 이상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구사하기
어렵게 되었다. 김창환 사단이란 것이 김창환의 프로듀싱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작곡을 거의 전담하는 천성일의 능력의
한계로 인해 1집 <이유같지 않은 이유>, 2집 <이브의 경고>로 전성기를 구사하던 박미경이나
1집 <꿍따리 샤바라>, 2집 <도시탈출>의 클론, 그리고 하우스를 계승하려던 콜라 등 L기획의
하우스 작품은 실패를 거듭한다. 이와 발맞추어 김건모나 신승훈 같은 경우는 김창환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기 독자적인 색깔을 강하게 했다. 김창환 사단의 실패원인은
하우스라는 기반 외에는 자기들이 할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댄스의 조류가 하우스에서 R&B나
힙합,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파생된 신종장르인 K-Pop(필자 주 : 트로트와 융합하여서 꺾이는 맛이
있는 신종 장르. 달리 부를 장르적 명칭이 없는 관계로 일본의 특징이 나타난 J-Pop과 비슷한 개념으로 썼음)으로
넘어가면서 김창환 사단이라
불리는 이들은 현재 뚜렷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창환 사단이나 서태지와는 별도로 감상용 하우스라는 것이 생겨났다. 서태지, 노이즈, 이현우 등의 음악이 유행하고 있을 때 공일오비는 이들과는 다르게 감상용으로 적합한 곡을 시도하게 된다. 2집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집의 <아주 오래된 연인>, <수필과 자동차>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같은 경우는 그 당시 미국에서 유행한 느릿느릿한 슬로우 랩을 시도한 곡이다. (그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던 강렬하고 거칠고 랩의 속도로 승부 하는 경향에서 탈피한 곡이다.) 곡에 알맞게 끊어지는 비트와 적절한 여성 코러스의 사용은 그 당시 경향에서는 신선했다. 이후 <아주 오래된 연인>같은 경우에서는 놀라운 정석원의 편곡을 볼 수 있다. 그루브함을 일으키는 리듬, 적재적소에 사용된 샘플링 사운드 메이킹(예를 들면 차 경적 소리, 자동 |
|
|
차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 등), 곡 분위기에 맞는 통통 튀는 가사, 부담을 안주는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은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떠나서 능력은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렇게 이현우-김창환 사단-공일오비가 해왔던 하우스 뮤직에 새로운 꾼이 등장한다. 바로 박진영이다. 김형석의 프로듀싱하에 완성된 1집 <날 떠나지마>, 2집 <청혼가>는 대중적이긴 했지만 박진영의 끼가 아니었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음반이었다. 자기 자신을 <딴따라>라 칭하는 박진영의 1, 2집을 살펴본다면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 빼고는 그다지 성공할 이유가 없는 앨범이었다. 그가 성공한 이유를 꼽자면 <날 떠나지마>에서 행했던 엉덩이 춤, <엘레비이터>같은 곡에서의 이슈메이커로서의 기질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3집 <그녀는 예뻤다>이후부터 4집 <Honey>에 이르면서 이제 그는 디스코나 훵크 같은 흑인음악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음악적 변신은 환영할 만하다. 3집, 4집에 쓰이는 적재적소의 브라이스 세션만으로 평가를 한다면 국내 어느 음반에서 이렇게 훵키한 감을 잘 표현한 댄스 음반이 있는가? 이렇게 90년대 초반 댄스뮤직에 형성한 하우스 장르의 음악은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김창환 사단의 몰락이라고 할 수 있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대가는 재기의 힘겨움이다. 그리고 이런 몰락으로 인해서 가뜩이나 저변이 부족한 댄스시장에 한 장르만 유행하면 모두다 덤벼드는 떼거지 현상에 한 몫 했다. 김창환 사단과는 또 다른 뮤지션… 개척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댄스 음악의 미래는 암울하다. (오준환 / 나우누리 뮤즈 : 거위의 꿈) <2> 한국 R&B와
힙합(Hip-Hop)의 현주소 |
의 프로듀싱과 작곡을 담당하는
그는 이후 HOT와 SES등 청소년 티니팝 그룹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R&B’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며 가요계에 R&B라는 장르로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게 만든 팀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솔리드일
것이다. 국적이 미국인인 세 명의 한국 교포 젊은이 김조한, 이준, 정재윤으로 구성된 솔리드는 전혀 새로운 장르와
감각, 실력으로 무장한 앨범으로 가요계에 충격을 던지며 데뷔했다. 1집에서 이들은 최신 조류의 힙합, 하우스, 훵크,
아카펠라 등의 실험을 단행하며 팝 음악에 익숙해져있던 일부 팬 층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지만 전체적으로는 참담한 상업적
실패를 맛보게 된다. 95년에 내놓은 2집은 보다 팝 적인 선율감각에 각종 R&B의 제반 장르들을 실험하며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했다. 게다가 이 음반은 국내 팬들의 입맛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음반이었는데, 유려한 선율과
탁월한 비트 감각을 앞세워 R&B 음악으로는 첫 차트 No.1을 기록한 것은 물론 R&B로는 첫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세우며 이들을 명실상부한 톱스타로 만들게 된다. 하지만 2집에서 뜻밖의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이들은 쉴 새
없는 스케줄 속에 새로운 음악적인 시도를 하지 못한 채 2집의 스타일을 답습하는 3집을 내놓게 된다. 이미 너무나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쉴 새없이 쏟아낸 이들은 아이템의 부재를 실감하게 되며 결국 다양한 것을 끊임없이 원하는 국내
팬들에게 2집과 같은 폭발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힘을 잃은 채 4집을 끝으로 아쉬운 그간의 활동을 접는다. 하지만
솔리드의 리드싱어였던 김조한은 공백을 깨고 98년 자신만의 솔로앨범을 만들어 컴백했고, 훌륭한 스태프와 현란한 보컬능력을
앞세운 이 앨범은 솔리드 때와 같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보다 쉬운 방향을 택함으로써 나름의 성과를 얻는다. 솔리드가
미친 가장 긍정적인 영향은 아마도 R&B 음악도 가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솔리드도 결국 서태지와 같은 길을 걷고야 말았다. 즉, 비슷한 수준의 어떤 아류도 만들지 못한 채 스스로와의 싸움으로
시작과 끝을 맺은 것이다. 결국 이들이 가요계에 어떤 자극과 활력소가 되었는지는 당분간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편, R&B와는 거리가 먼 통기타 가수로만 보았던 조규만이 96년 발표한 그의 3집 The 3rd Season은 그에 대한 편견을 일순간에 깨뜨린 보이지 않는 R&B 수작이었다. 힙합에서부터 가벼운 훵키 스타일, 아카펠라적 특성, 베이비페이스 류의 팝 적인 필 등을 적극 도입한 이 3집은 그의 완벽한 보컬리스트적인 재능이나 앨범의 완성도 등 어느 모로도 흠잡을 데 없는 96년의 베스트 앨범 중 하나였다. 조규찬의 R&B에 대한 관심과 능력은 이후 그의 4집에서도 드러나는데, <비가 좋아요>나 <지적허영>등에서 들려지는 수준 높은 그의 감각은 이후 다른 가수들의 코러스 세션에서도 확인된다. 조규찬 R&B의 특징은 음악적인 뿌리나 기반을 R&B에 직접 두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장르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과 감각적인 면으로 보완한 결과물이라는 데 있다는 점에서 R&B에 대한 음악적 기반을 가지고 장르적 탐구를 통해 음악을 만들었던 솔리드와 다르다면 다른 점이었다. 여기서 R&B와 힙합의 중간선상에 있던 또 하나의 그룹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업타운이라는 이름의 이 그룹은 소울과 힙합을 오가는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서 가장 미국적인 본래의 형태에 가까운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집에서 작곡가 김홍순과 리더 정연준의 송 라이팅이 빛을 발했고, 특히 2집에서 들려준 이들의 완벽에 가까운 작곡, 편곡 등 사운드 전반 일체는 우리의 음악도 해외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형태적인 기반을 갖춘 게 아니냐 하는 성급한 기대도 하게 만들만큼 독보적인 것이었다. 윤미래가 이끄는 매력적인 보컬 라인과 뛰어난 테크닉을 자랑하는 해빅 G의 래핑은 종래의 가요에서는 듣기 힘 |
| 든 유니크한
것이었다. 90년대 초를 시작으로 서서히 그 모양새를 드러내기 시작한 힙합 음악은 그 음악적 스타일이 다분히 흑인 특유의 인종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관계로 활발히 실험이 되지는 못한 듯하다. 그러나 92년 우리는 지나치기 힘든 한 명의 음악인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현진영. 가수 이수만이 기획자로서 변신을 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스타시스템’에 의한 가수 현진영은 신세대의 감각을 자극하는 외모와 춤, 음악스타일로 1집의 <슬픈 마네킹>부터 시작하여 단번에 주류 댄스뮤직 시장을 석권했다. 음반 시장은 물론 클럽을 완전 통일한 현진영은 바비 브라운을 모델로 음악과 춤을 선보였던 91년의 1집에 이어 92년에는 문제작 New Dance 2를 내놓는다. 작곡가 이탁의 데뷔 곡인 타이틀곡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곡을 록 음악의 거목인 신중현의 곡을 샘플링해 만든 파격적인 앨범 컨셉에 미국 랩 듀오 크리스 크로스의 패션과 음악을 수입해 선보인 이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폭발적인 대중의 지지와 함께 ‘가장 미국적인 음악’인 힙합을 한국적인 정서로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사운드가 빈약하고, 음악적인 오리지널리티가 없으며, 랩으로서의 아이덴터티도 떨어지는 음반이었으나 그 시도만큼은 충분히 선구적인 것이었다고 하겠다. 일련의 마약사건 이후 음악을 중단하게 된 현진영은 <두근두근 쿵쿵>이 담긴 3집을 내놓는다. 스스로 대부분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전작의 음악의 틀을 과감히 부수면서 보다 미국적인 힙합을 도입하고자 한 그의 의도가 성공하여 음악적인 면으로만 본다면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던 이 앨범은 그러나 현진영 본인의 연이은 마약사건과 함께 조용히 사라진다. 흔히 뮤지션으로서 아무도 논의하고 싶어하지 않고 결코 논의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듯한 현진영. 하지만 그는 스타시스템에 의한 철저한 기획으로서의 첫 번째 가수라는 점, 한국적인 것을 내세워 대중속으로 파고들어 가려고 시도했다는 점, 꾸준히 힙합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나름대로 인정받아야 하고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역시 현진영의 이름이 지존으로서 오르내릴 수 없는 것은 그의 백댄서이자 작곡가로서 그가 발굴해낸 또 한명의 스타 이현도의 위력 때문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듀스라는 그룹으로 가요계에 등장한 이현도는 4장의 듀스 앨범을 통해 현진영이 이루지 못한 힙합에 대한 열정을 완성시킨 모양이 되었으며, 결국 90년대 중요한 아티스트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된다. 듀스가 승승장구를 하고 태지네가 <하여가>를 담은 2집, <교실이데아>로 충격을 던져준 3집을 내놓고 지존의 위치를 굳히고 있을 즈음, 참으로 독특한 앨범 하나가 국내에 발매가 된다. 베벌리 힐즈 고등학교를 거쳐 SMC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교포 서정권은 95년 타이거 J.K.라는 이름으로 국내 음악계에 첫 발을 디딘다. LA 라디오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동양인 랩퍼로서는 드물게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던 그가 만든 정통 웨스트 코스트의 사운드를 표방한 데뷔 앨범은 듀스 이후 천편일률적이고 단순하게만 만들어져 오던 한국 힙합/댄스 뮤직씬의 음악들에 비한다면 매우 독특한 것이었다. 흡사 미국의 파사이드(Pharcyde)의 음악을 듣는 듯한 이들의 이국적인 음악은 사운드 적인 시도에서뿐 아니라 프리 스타일에 가까운 그만의 독특한 래핑 스타일로서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솔리드의 몇몇 곡, 서태지의 몇몇 곡, 듀스의 음악들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흐름이 보이지 않던 한국의 힙합은 97년, 각각의 개성을 살린 3개의 앨범의 동시등장으로 활기를 되찾는다. 바로 DJ DOC의 4th Album, 김진표의 열외, 지누션의 데뷔 앨범이 그것이었다. 엔터테이너로서밖에 인정받을 수 없었던 DJ DOC는 4집 앨범으로 비로소 나름의 정체성을 회복한다. 특히 <삐걱삐걱>에서의 냉소는 심의, 삭제, 방송금지, 해금을 거치면서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게 되며 이로서 랩퍼 이하늘은 모 평론가로부터 ‘주류로서의 펑크 마인드’를 보여줬다는 독특한 평가까지 받기에 이른다. 하지만 철저히 상업성으로 무장하고 치기 어린 행동만을 일삼는 이들의 음악과 태도는 분명 아이러니한 것으로서 그들의 음악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를 유보시켜 버린 듯한 경향이 강하다. DJ DOC과는 또 다른 의미로서 ‘대중적’이었던 지누션은 자신들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무대에서는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1집만으로 평가하기에는 곤란할 듯 하다. <말해 줘>와 <Jinusean Bomb>의 이미지의 차이는 분 |
명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들이 진정한 뮤지션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솔직히 회의적이나 아무튼 더 지켜보는 수밖에는 없다. 그런 면에서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진표의
열외 앨범은 그만큼 독보적이다. 랩과 힙합이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서 처음 시도된 음반이자 국어의 랩 작사에 있어서의
전환점을 만들어낸 문제작인 본 앨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착하는 라임(rhyme)덕에 많은 논쟁거리를 제공하긴
했지만 가장 수준 높은 사운드의 완성도와 첫 랩 전문 앨범이라는 중요도를 감안한다면 듀스의 3집이나 현진영의 2집만큼의
위치에 있는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