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베이 맘스틴의 라이징 포스 영향하에 형성된 바로크 메틀 씬은 국내에서 89년에 디오니서스와 이데아가 각각 앨범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되었다. 하드 록부터 들었던 정통 메틀을 좋아했던 청자들에게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메틀 입문 단계에 있었던 청자들에게는 전폭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나중에는 “음악에 있어서 테크닉은 과연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물음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얼터너티브 씬에 의해서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되었다.

스트레인저(Stranger)는 89년에 록귀 출신의 임덕규(기타)와 프라즈마, 디오니서스 출신의 이승철을 주축으로 박인호(베이스), 김동규(키보드), 박석민(드럼)으로 결성되었다. 임덕규의 테크니컬한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바로크 메틀(클래시컬 메틀) 지향의 연주를 하였다. 그럼에도 임덕규의 파워풀하면서도 좋은 멜로디 감각으로 품격 있는 메틀 연주를 들려주었고, 90년에 발표한 데뷔 음반은 이 계열의 연주를 하는 밴드의 음반으로서는 가장 뛰어났다. <Take Away (This Pain)>는 임덕규와 함께 이승철의 진가를 보여주는 곡이고, 연주곡 <Sailing Out>도 좋았다. 임덕규는 “이번 앨범에서는 인간 본연의 슬픔, 고독을 나름대로의 기, 승, 전, 결로 표현해 보았다”라고 한다. 앨범 발매 후 임덕규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탈퇴하였고, 조현수(보컬), 주원식(베이스), 황병근(드럼)이 가입하였다. 이들은 93년 Power Together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산을 하였다.


Sailing Out : 1990/서라벌레코드
이승철(v), 임덕규(g, prog), 김동규(key, prog), 박인호(b), 박석민(d)


미스터리(Mystery)
는 서울의 인스트루먼틀 메틀 그룹인 파트 포와 부산의 하이테크 메틀 그룹인 스트레인저의 영합 밴드였고, 당시 최고의 테크니션들의 집단이었다. 91년에 스트레인저를 탈퇴한 이시영(보컬)과 김동규(키보드), 박석민(드럼, 이후 아마게돈의 박철우가 들어옴)은 자신들과 맞을 기타리스트를 물색하는 중에 프라즈마의 임창수와 함께 대상에 올려 놓았던 파트 포의 안희태를 받아들여서 그 그룹에 같이 있었던 서안상과 같이 미스터리를 결성하였다. 스트레인저는 90년대 최고의 메틀 기타리스트 중 하나였던 임덕규의 화려한 연주로 관심을 끌었지만 디오니서스 시절부터 팬들을 확보한 이시영의 존재도 무시하지 못할 상태였다. 그래서 이시영과 속주 플레이에 있어서 명성이 자자했던 안희태의 만남만으로도 메틀 계에서는 화제의 초점이 되었다. 하지만 스래쉬 메틀 성향의 베스트 연주자들이 모였던 멍키 헤드도 그 명성에 비해서 저열한 수준의 음반을 발표했던것처럼 미스터리도 역시 기대 이하의 평범한 음반을 발표하고 말았다. 그래도 멍키 헤드는 음반에서 좋은 연주 역량은 과시했지만, 미스터리의 데뷔 음반은 도대체 무슨 음악을 하려고 했는지 모를 정도로 모호했다. 이후 이시영은 솔로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고, 서안상과 김동규는 멍키 헤드에 참여한다.


My Rock’n’roll & My God : 1993/아세아레코드
이시영(v), 안희태(g), 김동규(key), 서안상(b), 박철우(d)

이현석은 바로크 메틀 취향의 하이테크 메틀 기타리스트였다. 고등학교 시절 발모아라는 그룹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연주 생활을 시작한 그는 92년 데뷔 음반이 나오자 90년대의 속주 기타리스트로 각광을 받았다(당시는 국내에서 속주 기타리스트들이 각광을 받았던 시기였다). 미국 유학 중에 만든 데모 테이프에 실린 음악들을 기초로 데뷔 음반을 만든 그는 <Life Cycle>, <Sky High>등의 연주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음반에서는 기타뿐만 아니라 보컬과 모든 연주를 혼자하여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을 보여 주었다. 그는 현재 3집까지 발표를 하였다.


이현석 : 1992/서울음반
세션 : 이현석(all inst., v)



최일민
은 고등학교때 기타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하여 방에 틀어박혀 약 2년간 실력을 갈고 닦았다고 한다. 속주에도 능하지만 지향점이 잉베이 맘스틴 스타일이 아니라 리듬에 충실한 누노, 조지 린치, 조 사트리아니에 있었다. 그래서 그의 연주를 접하면 좋은 리듬감 위에 펼쳐지는 힘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그는 94년에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는데, 이 음반은 크게 두가지 구성으로 되어있다. 하나는 그와 서안상(베이스), 크래쉬의 정용욱(드럼 프로그래밍, <Walking In The Rain>에서는 나티의 김태수가) 체제로 7곡의 연주곡을 녹음하였고, 그와 이태윤, 배수연, 최태완 체제로 4곡의 노래를 연주하였다. 연주곡들에서는 그 파워풀한 속주를 들을 수 있고, 김찬이 작사하고 노래한 4곡에서는 정통적인 스타일의 록 연주를 하였다. 하지만 이 4곡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의 필이 무척뛰어나게 발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가야할 길>, <너의 기억 속으로>같은 노래가 있는 곡이 오히려 이 음반의 베스트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는 현재 2집까지 발표하였다.


최일민 : 1994/Metal Force
세션 : 최일민(g), 서안상(b), 정용욱(prog), 김태수(prog), 이태윤(b), 배수연(d), 최태완(key)
.......




90년대 한국 메틀 씬에서 활동을 한(하고 있는) 밴드들이 참여하였던 중요한 컴필레이션 앨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들의 독집 음반을 발표하지 못한 밴드들의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 다크 에이지..........................................프라즈마
.. 활화산.................................................제로지
..
에덴....................................................시라소니
..
크로스본즈
.........................................프라이데이 애프터눈

Friday Afternoon 2 : 1989 / 대도레코드
다크 에이지, 활화산, 에덴, 크로스본즈, 프라즈마, 제로지, 시라소니, 프라이데이 애프터눈

다크 에이지는 브리티쉬 메틀을 추구하는 그룹이었고, 84년에 결성되었다. 당시 라인업은 안현수(기타), 김영길(베이스), 허윤량(보컬), 이진호(드럼)이었다. 중세 암흑 시대 분위기 (종교적, 사회적 갈등)을 노래로 표현하고자 하여 이름마저도 ‘암흑기’라고 지은 그들은 <시베리아>로 참여하였다. 활화산은 87년에 결성되었고, 바로크 메틀을 하였던 그룹이었다. 안희태(기타), 서안상(베이스), 안현준(드럼), 강정균(보컬)으로 구성되었고, 안희태와 서안상은 이후 인스트루먼틀 메틀 그룹 파트 포를 거쳐서 미스터

리를 결성하였다. <그 소리>로 참여하였다. 에덴은 84년에 결성되었다. 태초의 인간들의 고향인 ‘에덴’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팀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고, 이는 “현대 문명에 찌들어가는 정신 세계를 회복하자”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결성 당시는 배한조(기타), 정일영(보컬), 유대환(드럼), 이희연(베이스)이었으나 이 음반에서는 배한조, 유대환 외에 다크 에이지의 허윤량(보컬)과 이천주(베이스)가 참여하였다. 그들은 93년에 데뷔 음반 Adam’s Dream을 발표하였다. <The Dark Is The North World>로 참여하였다. 크로스본즈는 87년에 결성되었고, 권영필(보컬), 이훈상(기타), 권태호(베이스), 윤승호(드럼)로 구성되었다. <야생의 섬>으로 참여하였다. 프라즈마는 87년 뮤즈 프로젝트라는 서클에서 활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이승철(보컬), 이동준(키보드), 임창수(기타), 김주옥(베이스), 이수용(드럼)을 멤버로 활동을 하였다. 이후 이승철은 디오니서스로 옮기고, 임창수는 90년대의 각광받는 기타리스트로 성장한다. <Loving Tonight>로 참여하였다. 제로지는 무중력의 후신 그룹이다. 무중력은 87년에 결성되었고, 당시 멤버는 김병삼(보컬), 예루살렘 출신의 김태영(기타), 박창규(베이스), 나르시스에서 활동하던 김도형(드럼)으로 구성되었다. 제로지는 90년에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다. <Tears Of Gypsy>로 참여하였다. 시라소니는 87년에 결성되었고, “혼자 개척해서 살아나간다”는 굳건한 이미지를 가지려 한다. 김경배(보컬), 공경훈(기타), 엄춘섭(베이스), 우석일(드럼)으로 구성되었고, <Let’s Go>로 참여하였다. 프라이데이 애프터눈은 1집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파트별로 팀웍을 모아 구성한 프로젝트팀이고, <Living In A Rock>으로 참여하였다.


Power Together : 1993 / FOR. M
스트레인저, 백두산, 블랙 신드롬, 블랙홀


이 음반은 메틀과 대중의 접목이라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음반이다. 이를 처음 기획한 사람은 블랙 홀의 주상균인데, 지방 공연때 후배 그룹들을 보면서 선배로서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음반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바쳐지는 음반이다. 참여 밴드 중 스트레인저와 백두산은 예전의 밴드 멤버가 아니고, 각각 그룹의 핵인 임덕규와 김도균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Monsters! From The East : 1994 / 킹레코드
블랙홀, 블랙 신드롬, 제노사이드, 제이 워커, 네크로 파저스, 오디세이, 파라솔,
스캔드럴, 터보, 화이트


이 음반은 국내 메틀 밴드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우리 헤비메틀을 유럽에 소개하기 위하여 유럽 데스 메틀계의 거물인 블랙 마크를 끌어들여서 제작된 이 음반에는 총 10팀이 참여하였다.


Burning Myself… : 1995 / 원뮤직 / 대도레코드
블랙 신드롬, 라템, L.P.G., 플라워 칠드런,
파워 오브 원


현재의 인디 레이블 제작 방식의 효시를 보여준 이 음반은 큰 덩치의 음반 제작비를 줄이기 위하여 제작에서 유통까지 자체적으로 소화한 음반이다. 제작자는 “인천에 소재한 허름한 버거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 엔지니어 그리고 뮤지션들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오직 최상의 음악을 만들어보겠다는 이들의 순수한 열정은 진정 감동적인 모습이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술회하였다. 블랙 신드롬의 김재만이 프로듀서를 하였고, 블랙 신드롬으로서는 김재만을 중심으로 재편된 후 처음으로 갖는 녹음이었다. 블랙 신드롬(김재만, 전유현, 남상욱, 한영진)은 <Burn Myself In The Flame>, <I’m In Love>를, 라템(신대성, 김인순, 맹석재, 정연주)은 <Intellective Rule>, <심연>을, L.P.G.(강태일, 이병일, 현흥주, 원용무)는 <생의 진실>, <Never Came Back Dream>을, 플라워 칠드런(이주화, 홍원기, 최도권)은 <정물화>, <모든걸 잊고>를 불렀다.


Am I Metallica : 1997 / 서울음반
크래쉬, 게임 오버, 제노사이드, 볼트, C.O.B, 사하라, 노이즈가든, 칼파, 노웨이


크래쉬는 3집 멤버로 <Blackened>를 불렀다. 게임 오버는 <Sad But True>를 불렀다. 제노사이드는 87년에 피뢰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던 그룹이 멤버들의 군문제로 잠정적인 해체가 되었다가 92년에 다시 모이면서 팀 명도 제노사이드로 바뀌게 되었다. Monsters From The East에는 <Rule Of The Power>로 참여를 하였고, 본 음반에는 <Welcome Home(Sanitarium)>으로 참여를 하였다. 당시 멤버로는 서준희(보컬), 정춘(기타), 윤선필(기타), 윤주한(베이스), 장성태(드럼)였다. 스래쉬 사운드에 블랙 메틀의사상을 접목시킨 음악을 하는 제노사이드는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킹 다이아몬드를 좋아하고 진한 메이크업을 한다. 볼트는 <Poor Twisted Me>로 참여를 하였다. 당시 멤버는 하지용(보컬, 기타), 안명진(기타), 김태환(베이스), 임주한(드럼)이었다. C.O.B.는 부산 출신의 그룹으로 조 바스가 운영하는 메틀 라이브의 수강생들이 만든 밴드였다. 김철수(기타), 이덕산(드럼), 노영일(기타, 보컬)은 아이(I)라는 그룹에서 잠시 활동을 했었는데, 윤용우(베이스)를 새로운 멤버로 받아들이면서 화이트 스네이크나 라우드니스 풍에서 벗어나서 스래쉬로 방향전환을 하였고, 이름도 C.O.B.(Concept One Band)로 바꾸었다. 이 음반에서 <One>을 불렀다. 사하라는 <Master Of Puppets>를 불렀다. 노이즈가든은 92년에 결성되었고, 멤버들이 사운드가든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팀 명을 노이즈가든으로 했다고 한다. 결성 시 멤버는 윤병주(기타), 정재준(보컬), 최민호(베이스), 김태윤(드럼)이었고, 93년에 제1회 ‘톰보이 록 콘테스트’에 참여하여 대상을 받음으로써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96년에 발표된 <타협의 비>등이 담긴 데뷔 음반으로 90년대의 메틀 사

운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들은 델리스파이스와 함께 주목의 대상이 되는 그룹이다. 윤병주는 사하라의 우정주 등과 함께 93년 말 잭포트라는 프로젝트팀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Ride The Lightning>으로 참여하였다. 칼파는 전 오딘과 스캔드럴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정통 블랙 메틀 그룹으로서 죽음, 사탄, 공포를 다룬다. 이 당시 멤버는 블랙 캔들(보컬, 기타, 키보드), 포레스트(베이스), 나마(드럼)였다. <Fade To Black>으로 참여하였다. 노웨이의 멤버는 박용국(보컬), 김이성(기타), 김정민(베이스), 김상윤(드럼)이고, <Seek And Destroy>로 참여하였다.

Our Retaliation Is Legal Defence : 1997/서울음반
디아블로, 시드, 오프, 슬램


디아블로는 97년에 결성되었고, 스래쉬를 바탕으로 한 하드코어를 하고 있다. 박정원(보컬), 김수한(기타), 김형준(베이스), 추명교(드럼)로 구성되었고, <Oh! My God>, <My Warning Against The World>는 이 음반의 백미이다. 시드는 96년 도끼자국으로 시작하여 서정기(보컬), 이재학(기타), 민정규(기타), 이겨라(베이스), 유상모(드럼)의 멤버로 클럽 공연 위주로 활동을 한 데스 메틀 그룹이다. 민정규, 이겨라, 유상모 대신 김학중, 고용근, 박재륜이 들어와서 팀 명도 시드로 바뀌었고, 본 음반에서 <무(Fall To The Abyss)>, <회상>을 불렀다. 오프는 95년에 결성되었다. 데스 메틀의 표현 양식을 빌린 인간 내면의 갈등 상황과 사물을 보는 안목을 달리하는 가사의 표현을 추구한다. 곽인호(보컬, 베이스), 박현(기타), 김민수(기타), 이재승(드럼)으로 구성되었고, <미친 닭>, <자판기의 슬픔>을 불렀다. 슬램은 <Silence>, <Cuttin’ Cards>를 불렀고, 이시형(보컬), 이영대(기타), 김광호(베이스), 강헌구(드럼)로 구성되었다.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