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션이 연이어 울려
퍼지자, “진정 그대가 버나드란 말인가!” 사람들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이번에 시도한 말은, “캄싸함니다’, ‘와아-‘,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재밌는지 그는 아까부터 캠코더를 찍고 있던 일행에게 보라고 웃으며 손을 들었다. 어쿠스틱 기타를 튜닝하는
동안 떠드는 관객에게 “쉬이…” 하며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댄다. “fuck off”도 아니고 “get out”도 아닌 웬
“쉬-이?” 게다가 저 생글생글 다정다감은? 좀더 두고보자… 조용해지자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People Move
On> 의 반주를 시작했다. (질문 : ‘<People Move On>은 당신에 관한 얘기인가?’ 버나드
: ‘너도 그래… 얼굴 안 변하는 사람 있어?’ ? NME - …너!) 그는 어깨에서 손끝까지 힘을 주욱 흘려 각각의 손가락이
정교히 줄을 찾아 튕기게 하는 정확하고 노련한 기타리스트로서의 기백과 에너지로 듣는이를 압도했고, 노래도 충분히 심금을 울릴
만했으며, 프로 포토그래퍼들조차 렌즈를 당길때마다 ’허걱’놀랄 미모로, 저 풀어헤친 앞가슴에서 발산하는 광채에 빨려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라. 상황이 이 지경이니 장내엔 탄성과 한숨이 끊이지 않고... 순간 기타 끈이 떨어져 잠시 중단. 자고로 고수는 검을 탓하지 않는법. 여기저기서 빌어온 일렉트릭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키보드가 전부인 라이브 공연이지만 누구도 호화 악기에 웅장한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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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키보디스트 테리 마일즈 (Terry Miles)를 소개하자 또 다른 버나드 미용실의 15% 할인
회원 더벅 - 마포대걸레 -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왜 모든(?) 키보디스트는 과학자 타입의 귀염둥이인가? 그는 정감을 받을만
했다. 기타 끈에 단단히 테입을 붙이고는, “모두 괜찮지?” 예 ~ 에, 그러나 나도 흘리고, 그도 흘리고, 벽도 흘리는
흥건한 눈물, 아니 땀의 풀장에서 우린 부디 끝날 때까지 저 자제들과 내가 녹아버리지나 않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15여평
남짓한 곳에 230 여명이 껴 있다고 상상해 보라. ‘내 기분이 왜 저조한지 말해야 되나’ <Not Alone>의 싸늘한 첫 마디가 들렸고 서서히 음이 거칠어지면서 그의 발이 바닥을쳤다. MP3로 듣던 어쿠스틱 버전과는 180도 다른 유연함과 생동감, 사람들도 “I’m not alone…”을 합창했다. 노래가 끝나자 갑자기 “크아악~~” 그것은 발성법? 모두 웃어대며 따라했다. 크아악~~ 그 다음, 개인적으로 싸고도는 <You Just Know>를 버나드 입으로 들었다는 것에 벅차 아직도 잠이 안 온다. “Lover, 난 상관하지 않아, 내가 방황에 빠졌다 해도 그건 내 몫이 될꺼야. 너도 알잖아, Lover, 난 관심 없어, 왜냐면 난 자유로우니까. 그건 내 몫이라고, 너도 알잖아 그래 너도 알아” 그 Lover가 누군지는 각자의 몫이다. 아마도 이 바닥 사람들은 한번쯤 아니 영원히 주먹을 날려 주고 싶은 그것인지도 모른다. “넌 내가 얼마나 많은 악수를 했어야 했는지 알아? 넌 내가 아무데서나 연주했다는 걸 생각해 봤어? 그래, 네가 걱정하는 거 알아. 그러나 그건 내 문제야” 노래가 끝나자 버나드는 관객에게 자기 생수통을 던져주었고, 당황한 사람들은 비명을 질러댔다. 그는 이런 흔한 일에도 놀라하는 관객이 더없이 재밌다는 듯 키보드와 또 잡담을 나누다가 다음곡의 음맥을 헛짚어 “아우!” 다시 시작했다. 이 노래 제목이 뭔지 지금은 확신할 수 없지만 버나드만의 서정과 멜로디 |
에
클래식한 키보드의 리듬이 어우러진 훌륭한 발라드였다. 사운드 상의 변화, 장르의 벽, 프로듀서가 어떻고 등등 그의 음악 세계는
다음달에 앨범 나올 때 기자들이 잘 정리해 줄 테지만, 먼저 몇 곡 들어본 소감은, 1집이 다소 개인적이지만 절제된 록 음악이었다면,
2 집은 아주 개인적이고 전혀 절제되지 않은 포크 록 같다는 거다. 물론 버브나 오아시스가 오버랩 되는 구석도 있었지만 남들
다 하는 실험정신 같은 것이 그에겐 중요하지 않아 보였고 다른 얘기는 다른 사람에게 들어라는 듯, 점점 자신만을 정리해 가는
느낌이 강했다. “(1집) 보다 낫지 않다, 그러나 다르다”란 힌트에 수긍이 간다. 아마도 앨범 어딘가엔 또 10 여 분의
고해성사 기타 솔로 곡이 있지 않을까? 사실 말보다 그의 연주로 듣는 그 무엇, 그 맛에 듣는 것인지도. 노래가 끝나자 또 기타를 제자리에 놓고 (정리벽 성항 다분함) “카악~~” 참 특이한(천식을 의심해 봄직한) 목청 다듬기다. 앗, 뭔가 말하려나 보다. 긴장되는 걸, “내 이르믄 버나드, 내 이르믄(?), 내 이르믄(!), 나능 영국(너는 영국?)… 게서 온 와자(과자?)니다” (번역?!) “내 이름은 버나드, 나는 영국에서 온 왕자입니다” 와하하 - 알아듣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그 괴이한 발음 자체에 박장대소, 알고나 하는 소린지, 그렇다면 넌 역시 내숭? ‘군주를 위해 산다’던 건 빈말이 아니었군(하하). ‘그래, 난 쓰레기다’ 라고 했을 누가 서러울 만큼 딱 맞는 농담이었다. 멘트를 마치고 키보드를 보며, 자랑스럽게 ‘해냈어!’ (둘이 내기했나?) 그리고 스탭을 항해 ”라우드! (크게)” 관객에게 “라우드가 뭐지? 라우드?” 버나드가 말해놓고 버나드가 웃고. 우리도 어정쩡하게 웃어주고… (자꾸 그러지마 너무 귀엽잖아) <I’d Do It Again> 파워풀한 하드 비트. 그의 기타는 6 명의 연주라 했던가 아무튼 그 기타도 분명 줄은 6개뿐이었다. 그리고 그 부끄럼 없는 혀와 파펀들, 너무 앞에서 보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여러 액체로 몸이 |
 젖는 수가 많다. “땡큐 - 언제나 영어가 젤 쉬워” 하하 (드디어!). 튜닝 중에 마이크가 말썽. 가차없이 획 쳐버린다. 그러나 스피커 맞고 돌아오자 우당탕 대충 빼버린다. 성질머리 하고는, (멋져! 풋) 느닷없이. “영어 할 줄 알아? (예에...) 우리 일본 가다 여기 들렀어. 너네 영어 알지? (예에) 그냥 해도 되지? (예에) 여기 말은 나한테 너무 어려워. 사실 며칠 머물면서 호델에 쳐박혀 TV나 보고, 너네도 좋아하지? 술도 마시고 (하하) 어쨌거나 그것도 했지. 어젯밤에 여기 와서 멋진 레코드들과 틀어주는 음악들이 맘에 들어서 갑자기 공연할 맘이 생겼어. 나 어젯밤에도 여기서 연주했었어. 한국에 이런 사람들이 있는 줄 난 전혀 몰랐어. 그래서... 고마워~~” 짝짝짝... 서글프다. 까치발 동동 구르는 키 작은 여학생을 앞으로 밀어주고 조용하라면 조용하고, 알아서 후렴 해주고 웃어주고, 그러면서도 음악적 감각을 잃지 않는 우린 준비된 관객인데... 이런 공연은 앞으로 더 많아야 한다. 원곡이 얼마나 장엄할지 기대되는 또 다른 신곡을 마치고 “너네 덥냐?” 예~에. “수건 줄까?” 던진다. 관객 반응을 더 안 써 도 알 것이라 믿는다. 또 마이크가 말썽. 버나드는 이리저리 맞춰보다가 “전부 내가 해야 하는군... 궁시렁...” 도대체 누가 저 사람보고 말이 없다고 했지? 이어 스탭이 올라왔고, 그는 남은 생수를 따서 한 모금 마신다. 이젠 그가 뭘 집기만 하면 소리를 지르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 잠깐 망설이다가 완고한 소리로, “나눠 마셔. 알았지? 옆 사람에게 돌리는 거다” 애들 다루는 솜씨가 역시 두살박이 애아빠답다. 그는 이어 “나를 알아? 누구 나를 아는 사람?”, “난 알아<You Light The Five>를 원해?” 예-에, 제발 그만하고 노래해, 예-에도 힘들어. (너 재미들렸지?) 작은 클럽 구석구석 조용히 울려 퍼지는 노래와 후끈거리는 공기 속에 사람들의 낮은 호흡들. 그 저녁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You Must Go On>은 그가 두 번씩 강조하지 않아도 그 제목 일 수밖에 없다. “you must go on and on and on…” 그야말로 갈 때까지 가는 후렴구에 결국 |
모두 박수치며 “on
and on”을 불렀고 확실히 암기된 신곡이었다. 그는 크게 넙죽 절하고 ‘1분만’ 하고 검지를 들어 보 이고 퇴장했다. “열 여섯살 무렵의 난 Housmartins 따윈 들을 맘이 없었다. Joy Division이나 Miles Davis가 좋았다. 그런 스타일의 아이디어 따위 정말 짜증난다. 열 여섯살! 자 음료수(알콜성!) 큰 병 들고 친구랑 레딩에서 인디 밴드들을 구경해야지!” 반항 기질을 타고난 듯, 그리고 19세의 버나드, 드디어 밴드 오디션에 문을 두드린다. 첫 눈에 반한 브렛과 15초 후 밴드 모두가 그가 거절할까봐 걱정했던, 그러나 실업수당이나 타며 런던 거리를 싸돌아다녔던 4 명의 꾀죄죄한 남자들. 이들이 단 몇년만에 영국 록 역사와 세계 문화를 기묘히 어지럽히고 그들 자신조차 변화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라고들 하지만, 사실 좋은 시절은 갔고 이미 서로 이별을 준비했으며 그 후 정말 살맛 난다는 사람들 아닌가. 그 화려한 이력을 거쳐 오늘 우리 앞에 선 버나드, 그를 둘러싼 수많은 가십과 오해들은 수정되었고, 그 어떤 연민도 기대도 사라졌다. 아마 내 잠재의식 속에 ‘스웨이드의 기타는 어쨌거나 버나드’ 란 나도 모르는 일종의 봉인이 있었나보다. 그것은 그 시간 이후 해제되어 접혔던 큰 날개를 펼치며 떠났다. ‘브렛이 그가 한 짓 모두를 사과하며 돌아오라고 하면 갈텐가?’ 란 질문에 ‘너 있을 수 없는 소리를 떠드는데 따로 바보방을 만들지 그래’ 얼마전 팬과의 웹챗에서의 일이다. 그 전 같으면 ‘애증이야, 애증...’ 소곤거렸겠지만 이젠 질문자를 비웃게 된다. 그의 골수 팬에겐 실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걸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백문이 불여일견 앞으로 그 둘은 현실적인 ‘2 of Us’ 로 지켜봐질 것이다. (이제서? 오열이 앞을 가리는군) “끝난 줄 알았지?” 와아-, 여전히 방글방글 거리는 얼굴로 기타를 메고 튜닝을 한다 <A Change of Heart>가 아닌 그 싱글 B-Slde <My Domain>을 부른다. 가끔 라이브에선 신곡인지 뭔지 모를 훌륭한 구곡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것이다. ‘곡마다 달라서 딱히 가장 개인적인 건 모르겠다.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My Domain>이다’ (역시 왕자병...) 언제부턴가 잃어버렸던 현악의 미학을 접하며 그를 스승으로 삼은 기타학도들은 사부의 한 수에 머리를 박는다. 여기 저기서 졸라대는 <Stay> 소리, 그 중엔 “stay together”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 그는 처음 있는 |
일은 아닌 듯 웃으며
넘겼다. 곧 일렉트릭 기타로 바꾸고 튜닝을 했다. 이윽고 이름다운 <Stay>의 멜로디 라인이 돌고, 사람들은
크게 환호했다. “두려움들이 네 곁에 왔을 때 떠올려봐. 네가 사는 동안 좋은 사람들이 계속 네 곁에 있다는 걸 그리고 네가한
모든 것들이 불쑥 너를 찾아갈 때. 내 눈의 눈물을 기억해 줘. 가지마 그대로 있어. 지금은 가지마, 그냥 있어... 지금은”
그래서 제발 가라는 건지, 가지 말라는 건지, 이것이 발매됐을 때부터 풀어온 수수께끼에 다시 골똘... 어쨌거나 10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거라면 지금 우리 심정도 그렇다. 이어 그의 격렬한 바이브레이션을 목격하다. 기타에서 그런 바람소리가
나는 줄 몰랐다. 황량한 그 소리와 함께 잔인한 노래는 끝났고, “캄싸함니다” 라며 크게 웃고, 깊게 고개 숙이고, 높이
손을 들어 흔들며 그는 그 문으로 다시 사라졌다. 누군가 뜯어간, 바닥에 붙은 송 리스트 귀퉁이엔 <Stay> 전에 <Woman I Know>, <Everyone I Know…>가 더 써 있었다. 우리의 조급한 보챔에 훌륭한 몇 곡을 더 못들은 건 아닐까? 어쿠스틱 내내 소곤거리던 소리가 행여 예민한 그의 심기를 건드린 건 아닌지 (걱정도 팔자), 그는 행복해 보였다. 홀 안의 사람들도 홍조 띈 얼굴로 뛰는 가슴을 치며 ‘나 지금 꿈꾸냐?’를 연발했고, 모두가 운명론자가 되었고 역사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여자들은 그날 밤 하이틴 로맨스 한 질은 썼을 테고, 남자들은 당장 기타 가게로 달려갔을 것이다. 떠들썩한 최초의 한국 록 페스티벌도, 후지 록 페스티벌 (11곡 밖에 안 불러준)도. 우리에겐 전혀 부럽지 않다. 기획자 관계자 로디들에게 핍박도 받지 않았고 그렇게 가까이, 다정히, 우린 서로 뭔가를 나눴고, 도저히 믿을 수도, 잊을 수도 없는 기억을 갖게 것이다. 당신 생애에 이런 일을 상상해 본적 있는가? 한번 상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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