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돛 (86)
86년 등장한 시인과 촌장의 데뷔 앨범은 이토록 자신의 내부로 파고 드는 감성이 어떻게 가능하였을까 의심이 갈 정도로 동화적인 표현으로 기존 모던 포크와는 전혀 다르게 풀어낸, 들국화 1집 이래 가장 두드러진 데뷔 앨범이었다. 라디오 히트를 기록한 <사랑일기>외에도 <고양이>, <진달래>,<떠나지마 비둘기>, <비둘기 안녕> 등 자신의 날카로운 감정을 다른 존재에 (주로 자연이 대상이 되는) 이입하여 노래하는 좋은 곡들고 가득 차 있다. <얼음무지개>, <비둘기 안녕> 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함춘호의 기타는 당시에 보기 힘든 감성이 가득찬 연주이다.




쉼 (90)
이제 시인과 촌장이라는 이름 대신 하덕규의 이름으로 앨범이 발표된 이 앨범에서 그는 여전히 길에 대해 묻고, 정신적인 안식처를 찾고 있지만 '그렇게 목마르게 찾아 헤매던'것을 '당신'에게서 찾았다고 이야기하는 타이틀 동명곡 <쉼>에서 그는 이제 자신의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스튜디오에서 현지 세션맨들이 작업하여 전체적으로 안정된 사운드를 보이지만 시인과 촌장을 기억하는 이들로 하여금 찬반여부가 극병하게 갈리게 한 앨범.


집1 (97)
그 동안 여러 종류의 편집 앨범이 있었고, 95년 광야에 이어 발표된 이 앨범은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니다'라는 부제가 붙어 발표되었고, 그는 이 앨범을 '이 땅의 기성세대에게 바친다'고 한다. 그동안 선교에 기반한 음악 활동을 하였던 그는 이제 동세대가 된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 노래하고, 개인적인 사회에 대해 비판하지만 직접적인 표현이 많아졌다.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다는 그의 말대로 예전의 여린 떨림이 없어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독도는 우리땅 (82)
불멸의 '운동장 가요'였다가 '금지곡'이 된 <독도는 우리땅>이 실린 이 옴니버스 앨범에는 아직은 설익은 신인들의 곡들이 실려 있었다. 신형원의 초기 곡 <불씨>, <유리벽>등이 실려 크게 히트한 이 앨범에서 하덕규는 종이 비행기라는 여성 듀엣에게 <안녕>, <안녕이라 하지 말아요> 두 곡을 제공하였다.